여왕벌의 리턴, 그리고 롯데행이 확정되었습니다.
네이버 뉴스에도 대문짝만하게 떴군요... 4년 36억!
4년 40억 이상은 배팅해도 데려올 수만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적극적이고 발빠른 행보로
롯데가 올 스토브리그의 대미를 장식하였습니다.
이로써 시장에 남은 FA는 두산의 김동주 선수뿐이며, 두산과의 재계약이 거의 99% 확정적일 것으
로 보입니다. SK의 보상 선수 지명이 끝나면 예상을 깨는 즐거움과 놀라움을 안겨줬던 2011년 FA
시장이 막을 내리게 됩니다.
사실 올해의 FA 시장은 각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즐비하게 포진하여 그 규모가 상당했지만,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많은 무브먼트가 있을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시장이 마감되는 현재 시점에서 볼 때 그야말로 지각 변동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큼직큼직한 선수
들의 팀 이동이 펑펑 터지면서, 야구팬들을 일희일비하게 했습니다. 역대급이라 할 수 있었던 이번
FA 시장을 천천히 복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발화점, 두산의 정재훈 계약.
정재훈은 올 스토브리그 내내 터졌던 고액 FA 계약 중 김동주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자팀 잔류
를 선택했습니다. 어떨때는 불펜의 핵심으로, 선발이 아쉬울때는 선발의 자리에서 꾸준하게
활약을 보여준 정재훈 선수에게 두산은 4년 28억이라는 거액의 계약을 제시했습니다.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보답과 더불어, 이 선수의 두산에서의 위상이 어느정도인지를 잘 보여주는 계약이
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불펜 투수에게 30억 가까운 큰 규모의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사실에 근거
해서, FA 시장의 틀이 서서히 짜여지기 시작했습니다. 각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급 FA 선수들의
계약 기대치가 슬슬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 이택근, 목동으로 돌아가다.
2년간 LG에서의 이택근은 스탯으로 볼때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여주었지만, 계약기간 내내 부상
에 시달렸으며, 2011년 후반기에는 이른바 '100억 드립'의 주인공으로써 팬의 지지까지 잃어버린
상황이었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원소속팀 LG와의 우선협상에서는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제시한 액수가 2배나 차이났다고 하니...), 결국 우선협상 시한을 넘겨 시장에 나가게 되었
습니다. 이때까지는 계약 기간동안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것과 더불어 주제를 모른다는 비난까
지 나올 정도로 이택근의 입지가 좁아보였습니다. 이대호의 공백을 메워야 했던 롯데나, 외야의
짜임새가 아쉬웠던 한화가 관심을 보일만 했지만, 이택근이 원하는 액수의 계약은 결코 불가능할
걸로 생각했죠. 아니, 이런 생각을 한게 저뿐만은 아닐겁니다. 대한민국 야빠 한 99프로가 그런
생각을 했을거에요.
이분이 나서기 전까지는요 (...)
넥센과 이택근의 계약은 정말 느닷없다고 표현하는게 맞을겁니다. 계약 규모가 무려 4년 50억이라
는 사실에 전국 모든 야빠가 일순 패닉에 빠졌습니다. 정말, 관계자 빼고 대한민국에 야구 관련된
사람은 아무도 예측 못했을거에요. 이 사건과 더불어 LG에 송신영을 대여(...)하고 심수창, 박병호
를 빼돌린 이장석에 대한 재평가(...) 붐이 일어 한때 이장석 = 빌리 빈 론이 다시 머리를 들 정도
로, 이 사건은 큰 충격을 가져다 줬습니다. 이택근의 무브먼트는 돼호 100억 제시와 더불어서 슬슬
커져가는 판을 아예 폭발시켜 버렸습니다. 그야말로 라지에타가 터져버린거죠.
3. SK, 버려진 프랜차이즈 삽니다.
우선 협상기간이 거의 끝나갈때쯤, '이 선수는 절대 시장에 나오지 않을거다', '웬만하면 계약하지
않겠나' 하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의 계약과정에서 잡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롯데의 계투
임경완 선수와, LG의 주전포수 조인성 선수였는데요, 결국 이 둘은 우선협상기간 내에 계약을
하지못하고 시장에 나오게 됩니다. 임경완 선수의 경우 나이와 애매한 성적 때문에 롯데 아니면
계약할 팀이 없어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이 많았고, 저도 그리 예측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시장에 나오자마자 SK가 임경완과 3년 계약을 덜컥 맺어버립니다.
그것도 롯데에서 제시한것 보다 훨씬 좋은 조건인 3년 11억 규모로요.
리스크 문제로 노장 선수의 장기 계약이 그리 흔치 않기 때문에, 이 계약은 주목받았고, 롯데는
짠돌이짓한다고 꼴빠들에게 양껏 까임을 당했지요.
조인성 선수의 경우에는 대체 LG 프론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어쨋든 우선협상기한을
넘겨버렸고, 이후 SK와 계약을 맺게 됩니다. 사실 SK의 포수자원이 그리 급하지는 않은 상황이
라, SK가 조인성을 데려가리라 예측한 사람도 얼마 없을겁니다.
결과적으로 SK는 정대현의 해외 진출로 인한 공백을 메우고, 이호준의 부진으로 인한 중심타선
의 공백을 채우는 전력 보강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의 행보가 문제였지만요...
4. 롯데의 사정
2011년 롯데의 스토브리그 화두는 '이대호'와 '선발 보강' 이었을 터입니다. 리그 정상급 타자로
등극한 이대호는 스토브리그 전부터 오릭스의 러브콜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며, 2009년의 김태균
의 일본 진출과 유사한 전철을 밟을것이라고 예상되었습니다. 꼴빠들이 상정한 마지노선은 '4년
80억'. 이 금액을 롯데가 제시할 것이냐 아니냐가 문제였지, 사실 놓치는건 기정 사실화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까고 말해서, 2년 100억을 무슨수로 이기겠습니까;; 그저 이대호의 2010년 연봉
협상과정에서의 잡음을 보고 롯데가 이번에는 이대호의 자존심을 살려줬으면 하는 바램이었습
니다.
우선협상 기간 종료일에가서야 롯데가 제시한 계약의 규모는 자그마치 4년 100억원.
에그머니나, 기사가 나온 순간 저의 눈을 의심하였습니다. 물론, 일본 진출의 기정 사실화가 된
상황에서 대호와 구단이 샤바샤바(...) 를 해서 만들어낸 언론 플레이일 수도 있지만, 그 롯데가,
연봉 협상때마다 단골로 잡음을 흘려대던 그 롯데가 꼴빠들의 예상을 넘는 액수를 제시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습니다. 어찌되었건, 대호의 일본 진출은 확정이 되었고, 롯데는 2012년 시즌을
4번타자 없이 진행해야 될 상황에 처했습니다.
또 아픈 것은, 롯데의 대표 좌완으로 성장한 불운의 아이콘 (...) 장원준 선수가 경찰청에 입대하게
된 것인데요, 애시당초 이 부분은 용병 선발과 5선발 경쟁을 통해 극복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데려올 수 있는 선발자원 따위 시장에 없었으니까요. 하여간, 결과적으로
롯데는 에이스와 4번타자 없이 내년 시즌을 맞이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무언가 보강을 해야 했죠.
돈이 없는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대호 주려고 모아둔 100억이 있었거든요.
(저 안티 아닙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돼지는 죽어서 투수를 둘 남겼습니다.(안죽었어) SK의 핵심 불펜
으로 활약했던 이승호와 정대현을 총 60억에 데려와서 파멸 직전이었던 불펜 사정에 숨통을 틔워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돈데 소리 듣는거 같습니다, 사실 이정도로 지를 줄은 몰랐지...
결국 SK와의 FA 전쟁은
임경완, 허준혁(좌완), 보상선수 + 60억 <-> 정대현, 이승호, 임훈
이라는 3:3 현금 트레이드 형태가 되어버렸는데요. 이 미친 밸런스 덕분에 이게 다 임작가의 시나
리오였다느니 (...), 넥센발 트레이드냐느니 (...) 하는 말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SK의 구상은 현재
불펜의 뎁스를 믿고 고액의 노장선수와 폼이 떨어지고 있는 좌완투수를 포기하고, 타력을 강화하
는 형태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왜 임훈을 풀었고, 좌준혁이를 지명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정대현 선수의 보상선수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건 거의 본진을 털린 셈이나 다
름없는 결과입니다.
보상 선수 이분 어떠신지?. 하드웨어 짱짱한 즉전감.
5. LG의 사정
올해 역대급 DTD를 시전하며 나락으로 떨어진 LG는 매년 스토브리그의 강자로 군림하던 모습을
올해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모기업의 문제도 어느정도 작용했을 것이고, 구단주의 인내심이
바닥을 보였을 가능성도 있을것이고 (...) 아무튼 복잡한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꼭
잡아줬어야 할 조인성을 놓치고, 비난을 감수하고 시즌 중에 트레이드 했던 송신영은 한화로
가버렸습니다.
중간중간에 기사화되었던 프런트의 개드립 또한 진국이었죠 (...).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습
니다. 선수는 선수대로 놓치고, 구단 이미지는 바닥을 기고, 팬덤의 배신감은 상상을 초월했을
겁니다. 문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영입 시도가 거의 없었다는 것인데요, 2012년 LG가 어떤
모습을 보일 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걱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6. 다이너마이트 재점화, 한화
강타자 김태균의 복귀와, 박사장 복귀를 위한 특별법이 가결됨으로써, 한화는 투/타에 걸쳐서
커다란 조각 둘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FA로 송신영을 영입하고, 바티스타를 재계약 해서
허리와 뒷문을 보강했죠. 참으로 알짜만 보강한 효율적인 무브먼트였습니다. 여기에는 한화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와 더불어서, 팀을 지원하는 프런트의 역할이 크게 돋보였습니다. 당장
많은 논란이 되었던 박사장 특별법이 큰 잡음 없이, 그것도 한화에 있어서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처리되었죠. 여기에 외야 자원이 보강된다면 (그렇다고 데이비스 같은사람 또 데려오면
안됩니다. 밸붕이에요!) 2012년 한화는 무시무시한 팀으로 날아오를 것이라 봅니다.
다만, 야왕님에게는 처음으로 성적에 대한 큰 압박을 느끼실 시즌이 될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운영의 묘를 보여주실지 기대합니다.
7. 강자는 서두르지 않는다, 삼성
조용히, 그러나 실속은 다 챙긴 삼성입니다. 이탈 전력따위는 없고, FA는 무난하게 다 처리했
습니다. 거기에다, 라이온킹 승짱이 대구로 돌아옵니다. 그러므로 삼성팬 여러분은 스토브리그는
남의 얘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아니, 우리팀이 끝판대장인데 남의것이 뭐가 부러울까요?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드시면 되겠습니다.
역시 강자는 소리없이 강한 법입니다. (젠장 부럽다)
그 외에도 야빠라면 관심을 가질만한 무브들이 참 많았던 스토브리그였습니다. 거물이 많기는
했는데 이정도로 흥할줄은 몰랐네요. 꼴빠로써는 정대현 영입으로 화룡점정을 찍은, 아주 만족
스러운 스토브리그였다고 감히 평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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